내가 제대로 행동하고 있는지 고민이 될 때는 이렇게 글로 직접 쓰면서도 한번 돌아보게 되고, 타자화된 눈으로 한번 쭉 읽으면서도 돌아보게 되며 상황파악이 냉정하게 되더라.
내 안에서 생각하면 그때의 감정에 섞여서 자꾸 내 편을 들게 되고 알쏭달쏭하게 괜히 어렵게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이 이래서 일기를 쓰는가 싶다.
그래서 오늘 나의 돌아보기,
스토리지 장애가 나서 시니어께 전화를 했다. 로그를 받는 중이었는데, 서버는 다른 회사의 장비.
그런데 스탠바이상태였던 서버로 운영은 돌아가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그러니 우리 쪽의 의문은, SAN하고 스토리지(다 우리 장비)에 문제가 있으면 스탠바이 장비에서도 돌아가면 안돼잖아?-_- 우리 쪽 디스크 문제가 아닐 수도? 라는 거였다.
그래서 내가 그걸 고객에게 말을 한거지.
-지금 스탠바이 노드로 운영이 정상작동 되고 있는 거죠? 그런데 만약에 디스크 쪽에 장애가 있어서 엑세스가 안되는 거였으면 기존 노드에서 연결이 안되면 스탠바이 노드도 안돼야 하잖아요. 근데 지금 되어서 정상 운영하고 있는 거면 이게 스토리지의 문제라고는 볼수 없지 않나요?
그러자 저쪽 자리에 있던 담당자가 급 다가와서
-피어나는 님 말대로면 이게 2번 노드에 연결이 될 때 매끄럽게 되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어요. 2번 노드에 올라가면서 연결이 끊어졌다가 붙었다가 하는 이벤트가 발생했거든요. 스탠바이로 옮겨붙는 과정에서도 그런 게 발생했으니 저희는 그 쪽을 분석해보고 싶은 거구요, HP 엔지니어 쪽도 자기네 서버 로그 받아갔어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모든 부분을 골고루 분석해보고 싶은거죠.
라고 하셨다. 나는 급 기가 죽은 느낌으로 아아... 그렇군여, 네네... 라고 말을 하고 그때 까지 전화통을 잡고 있던 시니어께 다시 말했다.
-시니어님, 혹시 들으셨나요?
-허허... 이봐요 피어나는 님.
-네?
-본인이 정리해서 본인 생각을 나한테 말해줘야지 지금 나한테 들었냐고 묻고 있어요 지금?
-죄송합니다... 블라블라 이렇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객한테 전달을 잘해야지, 이게 우리 잘못이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니에요 장애가 났는데 고객한테 우리 장비 잘못이 아닌데요? 이러면 고객은 더 화가 나요 안나요? 고객한테 장애가 났으니 이모저모 자세히 봐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해야지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시정하겠습니다.
-거기 부장님 오시기로 했으니까 그때까지 더이상 암말 말고 조용히 있어요.
-네
ㅠㅠㅠㅠㅠㅠ
다 쓰고 보니 내가 잘못했네 잘못했어 ㅠㅠㅠ
이미 들으셨나요? 여기서부터 사실 문제는 시니어님과 나와의 대화만이 아니었고, 그런 거를 고객 앞에서 보였다는게 ㅠㅠㅠㅠㅠ
우리 회사 엔지니어의 이미지가 ㅠㅠㅠㅠㅠㅠㅠ 으아앙
그리고 나는 내가 정말 뭔가 싸가지 없게 말해서 고객 기분이 상했나 싶어서... 수습을 하겠답시고 이런 말을 던지게 된다.
-하하... 혼났네여.
-혼나요? 왜요?
-장애가 났는데 고객한테 우리 장비 문제 아닌데요? 이러면 어떡하냐고 당연히 분석해드려야 하는데 그렇게 말하면 고객이 기분상하신다고 말 잘 전해야 한다고 혼났어요 ㅠㅠ
-ㅋㅋㅋㅋ 그랬어요?? ㅋㅋㅋㅋㅋ
-네 ㅠㅠ 큽 부장님 오실 때까지 넌 그냥 이제 암말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ㅠㅠ...
-ㅋㅋㅋ 아니에여 그런 의도로 말하신거 아닌거 이해했어요~
뭔가 그 담부터 음....
근데 뭔가... 흠...
하아... 좌충우돌 회사일지이다.
오늘의 깨달음
1. 고객 앞에서의 통화는 신중해야. 좀 빠릿빠릿해라.
2. 상황파악 A to Z
장애 최초 발견 시간부터의 히스토리 파악
스토리지 문제일 시,
-어떤 서버와 연결이 되어 있나 확인
-서버와, SAN과, 스토리지 회사 확인
-임팩이 있었는지 확인
(서버가 HA같은 걸로 투 노드 구성인지 아닌지)
(세컨노드로 넘어가서 정상운영 중일 경우, 그 넘어가는 시점엔 문제가 없었는지도 확인)
-우리 장비일 경우, 시리얼넘버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