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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시간/나날의 일상

드디어 완성한 피포페인팅

by 피어나는 2015. 4. 27.

​다했다!
재작년에 두 점을 사서 올해 겨우 끝냈다.
맨 처음에 그렸던 건 그림 자체가 별로 안 이쁘므로 패스.
그것도 꽤 걸렸지만 이 그림이 정말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어마어마했다.
장장... 1년...!
작년 여름부터 시작해서 올해 여름을 코 앞에 두고 마무리에 성공했다. 매일 매일 한 것은 아니었고, 그때는 취준 중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심란할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생각 정리용, 마음 비우기 용으로 했던 그림이라 진도가 느렸다.


그러다 겨울에 드디어 취직을 하고 회사 생활에 적응하고 배우느라 손을 못댔다.
집에서는 이거 언제 치우냐고 눈치를 주고... 그냥 다 하지 말고 버릴까 생각도 했었지만 왜인지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우울하고 힘들때 의지가 되어주었던 그림이라 그랬나.
시작했으니 끝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가벼운 취미생활에 불과하지만... 이 그림을 이제 형편이 나아졌다고 미완성인채로 영원히 내버려둔다면 힘들었던 그 시절도 결론을 보지 못한 채로 영영 남겨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주말마다 으아아아ㅠㅠㅠ 하면서 맹렬히 돌입했다.
덕분에 드라마는 거의 안보는 내가 뒤늦게 힐러도 다 보고(완결까지 본 몇 안되는 드라마) 킬미힐미도 혼자 10편까지 달렸다. 그림 그릴 때 뭔가 틀어놓고 보면서 그리는 습관이 있어서였다. 이 그림과 함께 퍼슨오브인터레스트를 시즌 1, 힐러, 킬미힐미 10편까지를 보았다.


완성되었던 시각은 4월 26일 오전 3시 26분.
기분은 상상했던만큼은 아니었다. 생각보다는 후련하지도, 설레지도 않는 기분.
예상보다 담담한 기분 속에서 네가 드디어... 라는 생각은 들었다. 이렇게 생겼구나, 1년의 기다림 끝에 만난 완전한 너의 모습은.
그림과 함께 하나의 시기가 문을 닫았다.
이제는 만날 수 없고, 영원히 변하지 않은 채로 남아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