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나라한 마초적 표현이 오히려 페미니스트임을 반증한다는 역설.
피에타. 아직 보지 않았다.
너무 궁금해서 먼저 평들을 읽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주제가 하나 있었다.
김기덕 작품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불편할 정도의 마초이즘에 대한 논쟁.
피에타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여자의 성을 적나라하게 요구하는 남자들과 거친 표현들.
지나치게 마초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시각인 그의 영화가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슬슬 고개를 드는 여론이 있었다.
진짜 마초가 저렇게 적나라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가?
저런 적나라한 마초이즘을 당당하게 드러낼 감독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그는 오히려 현실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페미니스트 성향의 감독이 아닌가?
정말 영화나 감독이 그런지 아닌지를 떠나서(아직 보지 않았으므로), 저런 류의 논리가 말이 되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했었다. 생각해보면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기는 하다.
언제나 남녀의 수적 균형을 맞추고 싶어하고, 감투를 써도 남자가 하나를 썼으면 나머지는 생각할 필요 없이 무조건 여자 몫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참 차별이 없다고, 사고가 건강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여자는 젊을 때 빨리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안에 딸만 있어서 어쩌냐고 걱정한다.
이 이중성을 보며 문득, 여자를 꽃으로서 보는 것이 아닌지... 시대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싶어하는 것뿐이 아닌지...
겉으로 누구보다 평등해보이는 사람이지만 그는 사실 그림자 속에 자신의 남성우월주의적 시각을 안전하게 숨기기 위한 도구로서 그런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요즘 시끄러운 논란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