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리.
모리 슈워츠는 루게릭 병에 걸려 하루하루 죽어갈 것이라는 절망과 만났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그는 하루하루 다른 이들처럼 죽음과 싸우고 절망하고 삶을 되새기며 보내고 싶지 않았다. 더 가치있게 사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자신의 죽음을 연구하기로 마음 먹었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남에게 전해줄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은 그와 그의 제자가 남긴 연구 논문인 셈이다.
여러 주제가 다뤄졌다.
돈. 가족. 나이 드는 두려움. 문화. 감정...
이 책의 말들은 너무나 옳아서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하지만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이 느끼는 진실이기에 식상하다고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돼는 말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죽어가는 환자의 시각이기에 삶을 지나치게 영적이고, 전체적인 부분에서 바라본 느낌도 있다. 나와 같이 아직 젊고 욕망에 가득 차있고, 전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마치, 모든 것의 해탈을 요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내 미래를 위해 욕심을 가지되 이 책의 말들도 한켠에 꼭 담아두어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 같다.
지나치게 달리다 철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말이다. 칙칙폭폭 달리는 인생기차를 적절하게 제어하는 브레이크가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이혼했거나 혼자 살거나, 자식이 없다고 가정해보세.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병과 같은 병마가 한결 더 힘겨웠을 거야. 잘 겪어냈으리라고 장담하지 못하겠네. 물론 친구들과 여러 사람이 찾아와주겠지만, 가족과 같이 떠나지 않을 사람을 가진 것과는 다르지. 나를 계속 지켜봐주는 사람, 언제나 나를 지켜봐줄 사람을 갖는 것과는 다르네."
"가족이 지니는 의미는 그냥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것이라네. ... 가족이 거기서 나를 지켜봐주고 있으리라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정신적인 안정감이지. 가족말고는 그 무엇도 그걸 줄 순 없어. 돈도. 명예도."
'가족', 123-124p
책을 읽으며 '가족'이라는 챕터에 깊이 공감한 것은, 우리 가족 역시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서로가 없었다면 잘 이겨낼 수 있었을까. 여기까지라도 올 수 있었을까?
다 놓고 싶었던 적이 왜 없겠는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순간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위기가 올 수록 더욱 똘똘 뭉치는 건강한 가족이라는 것, 세상에 아무도 내 편이 없어도 가족이 있다는 것 하나가 큰 위로가 되어 버티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말 책의 말 처럼 '지켜보고 있다'는 그 느낌 하나가 개인을 더욱 강하게 하는 것이다.
며칠 게을렀지만 내일은 꼭 새벽기도를 가야겠다. 그리고 예배드리러 가는 길에 엄마 아빠께 문자를 보내야겠다.
엄마 아빠 안녕, 지금 새벽기도 가는 중이에요.
항상 가족을 위해 힘내는 것 잘 알고 있어요.
오늘 하루도 화이팅!
저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게요.
"하지만 나이 먹는 게 그렇게 귀중한 일이라면 왜 모두들 '아,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갔으면...'하고 말할까요? 누구도 '빨리 65살이 되면 좋겠다'라고는 하지 않잖아요."
"그게 어떤 것을 반영하는지 아나? 인생이 불만족스럽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지. 성취감 없는 인생, 의미를 찾지 못한 인생 말야. 삶에서 의미를 찾았다면 더 이상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아. 앞으로 나가고 싶어하지.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아마 65살이 되고 싶어 견딜 수 없을걸."
'나이 드는 두려움', 15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