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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시간/나날의 일상

교수님의 깜짝 생일 이벤트.

by 피어나는 2010. 9. 13.




경경통 시간이 끝나고 걷다가 눈에 확 띄는 문이 있어서 놀라 멈춰섰다.





스승의 날마다 자기 교수님 대문 화려하게 꾸며드리는 게 전통이라, 우리 학교 교수연구실 문은 다들 알록달록하지만 지금은 그 시기도 아니고... 이렇게 다짜고짜 포스트잍으로 뒤덮힌 문이라니... 좀 대단하다.

3대 명강의 경제학입문을 가르치시는 김재홍 교수님의 연구실.
법대를 싫어하고 여학우만을 사랑하시는... ㅎㅎㅎ
매 학기마다 경제학 입문 듣는 법대생 있으면 맘의 준비 단단히 해야한다. 학기 내내 교수님이 맞장토론하자고 하실테니... ㅋㅋㅋㅋㅋ 가엾어... ㅠㅠ


-아빠 고마워 러뷰
-미친 존재감 재홍교수님
-뭘 드셨길래 그렇게 멋있죠?
-재홍은 나의 것 유 알 마인♥ 재홍은 나의 힘


교수님을 아빠라고 불러주는 제자도 있고 ㅎㅎㅎ
워낙 한 카리스마 하신다. 연륜과 재치와 시니컬이 혼재한... ㅋㅋㅋ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한동대 유일의 교수밴드 ㅋㅋㅋㅋ 보컬이셨던 ㅋㅋ

-과일도 진짜 맛있어요
-교수님 배고파요
-최고 재홍왕님


교수님은 팀내 여학우만 편애하기로 유명하다. 기숙사 살아 과일 구경하기 어려운 애들에게 그 비싼 딸기를 몇소쿠리씩 사주시고... 과일을 싫어하는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대신 그애를 위해 케익하나를 통째로 사주셨다는 소문도.... ㅎㄷㄷㄷ
저번학기엔 어머님 모시고 갔던 제주도에서 한라봉을 한박스 사다가 팀 여자애들에게 보내주셨다고 한다.
근데 단 한명에게서만 '한라봉 향기 좋아요~' 라고 답장이 왔다던....ㅋㅋ...ㅋㅋ..ㅜㅜ






결론은 교수님 생신이셨던 것.
우리학교엔 아직도 교수와 제자간의 진짜 정이 살아숨쉬는구나...
맘이 뭉클했다. 문에 붙은 쪽지들을 하나하나 보고 읽는데 내가 더 자랑스럽고 맘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내가 교수님이었다면 고마워서 왠지 울었을 것만 같아 ㅠㅠ




어디의 어느 대학이 이토록 맘을 담아서 생일 이벤트를 해줄까? 
이벤트는 차지하고 생일날짜도 모르는 때가 태반이고, 생일은 고사하고 콩알만한 관심이라도 갖고 있을까??
난... 안 갖고 있었던 것 같다... ㅎㅎㅎㅎ 
그런 세상이 당연한줄 알고 살다 이런 장면을 마주치니 감동이 배로 크다.
좋은 학교야 역시...